삼국지를 읽었다.
나에게 좋은 영향을 준 K님에게 스페셜 땡큐!
삼국지를 읽으면 대개 '누구를 제일 좋아하느냐?' 를 묻곤하는데, 나는 어랍쇼? 조자룡도, 주유도, 제갈량도 아닌... 조조였다.
그 간웅 조조? 아니 근데... 이해가 가던데 나는.
이달의 고전 <삼국지>
내가 조조를 좋아하는 이유를 중심으로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조조가 좋은 이유
1. 역지사지 마인드
조조에게 처음 호감을 느꼈던건. 원소와의 <관도대전> 때였다. 조조는 어찌저찌 불리한상황에서도 승리를 거두고 마는데. 문제는 그 다음. 원소와 내통했던 병사들의 흔적을 발견하지만 그걸 그대로 묻는다. 요는 이렇다,
나도 두려웠는데 병사들은 오죽했겠니?
사람들은 대개 이기적이어서. 자기한테는 관대하고 남한테는 엄격한데. 조조는 그렇지 않다. 입장바꿔 생각해봐, 니가 지금 나라면 웃을 수 있니. 이게 조조의 마인드다. 입장바꿔 생각해봐. 나라도 그랬을 것 같은데?
조조가 좋은 이유
2. 관우와의 브로맨스
한편,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관우를 향한 마음도 애달프다. 이건 개인적인 선호에 따른건데. 난 이런 관계가 너무 좋다. 내가 널 좋아하는 이유가 널 가질 수 없는 이유... 뭐 그런거.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비밀의숲의 황시목-이창준, 비밀의숲2의 한여진-최빛이 있다.
그러니까 이런거다. 난 쟤의 꺾이지 않는 심지와 똑부러지는 일처리가 마음에 든다. 그래서 너무 좋은데. 문제는 저 꺾이지 않는 심지때문에 쟤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거다.
관우와 조조의 관계도 비슷하다. 조조는 관우가 너무 좋다. 용맹하지, 의리있지. 근데 그놈의 의리 때문에 영원히 유비만을 외친다. 그런데 그 모습이 또 좋은거다. 하지만 그 충심때문에, 영원히 조조의 관우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관우가 빨리 공을 갚고 자신을 떠날까봐 만나주지 않는 모습이나. 적토마를 선물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비 만날 생각에 기뻐하는 관우를 보는 조조의 마음은. 인간적인 연민과 함께. 조조라는 캐릭터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었다.
조조가 좋은 이유
3. 내로남불하지 않는 공정함
조조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줄 안다. 그래서 거병을 해서 적을 치러가면서도 백성의 밭을 밟지 못하게한다. 백성에게 불편함을 끼치는 자는 엄히 다스리겠다고 하면서. 그렇지만 아뿔싸... 조조의 말이 밭을 밟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그때 조조의 선택은?
자기도 예외는 없다며 자기를 벌하려한다.
주변에서 에이 그래도 너는 예외지~ 해도 무슨 소리냐하고. 결국 머리카락을 자른다. 머리카락을 자르는건 죄인에게 하는 형벌이라고 한다. 스스로를 벌하고. 자신이 내뱉은 말은 자신에게도 해당되는것임을 천명한다. 부하들의 신임을 얻었으면 물론이다.
물론 여백사 사건을 보면 조조는 자기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인간이고 못된 종자가 맞다. (하지만 정사에는 없는 내용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냥 소설의 인물로만 조조를 바라본다면, 똑똑하고 사람을 다룰 줄 알고 공명정대한 정사를 펼치는... 매력적인 구석이 넘쳐난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새가 울지 않으면
- 조조는 울게 만들고
- 유비는 울어달라 청하고
- 사마의는 울때까지 기다린다, 라고.
나는 이 조조의 '울게 만든다' 정신이 좋다. 왜냐하면 삼국지의 배경은 태평성대가 아닌 난세고 전쟁중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악독하게 그렸지만 결국 촉빠 나관중에 의해 계속 당하는것도(불멸의 적벽대전...) 애정이 가는 부분이다.
조조를 중심으로 정리했지만 한국인의 원픽 제갈량, 신이 된 남자 관우, 백성들이 사랑하는 남자 유비, 신중함의 처세 사마의 등등.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매력적이고. 삶에서 대입해서 보게 되는 재미가 있었다.
나는 <손자병법>을 읽는것도 좋아하는데. <삼국지>를 읽고나니 더 이해가 잘될것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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