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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감사일기

[감사일기] 미용실 쌤, 한강 나들이, 감사인사 - 11월 2주 즐겁게 한 것들

by 단단_SINCE 2023 2024. 11. 9.

 

미용실 쌤

 


나는 2 달에 한번은 미용실에 간다.

나이가 들어 새치가 나기 시작했고. 그게 보기 싫어서 미용실에 가 염색을 한다. 그러니까 나의 미용실 방문은, 그닥 즐거운 일이 아니다. 매일 양치를 하다가 올라온 흰머리를 보며 '와 또 이만큼이나 올라왔네' 싶을때 찾는게 미용실이다. 그랬다. 그랬는데... 그랬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용실을 바꾸기 시작하면서 나의 행복시대 시작됐다.

내가 다니는 미용실은 1인 미용실인데. 그래서 선생님과 나와 단둘이고. 우리는 편안하게 여러 대화를 나눈다. 첫방문땐 이렇게 말이 많지 않았다. 두번째 방문에서는 대화가 좀 늘었는데. 이번 세번째 방문에서는 완전 방언이 터져버렸다. 




솔직히 대화 내용으로만 보면 왜 그렇게 웃긴지 모르겠다.

하지만 선생님이 크게 웃어줬고. 나도 말을 하다가 웃음이 터져버렸다. 왜 그런순간이 있지않은가. 서로 너무 웃겨서. 얼굴을 가리고. 그래도 웃음이 멈추지 않아서. 가만히 있다가 또 박장대소하는 순간이.

- 아 고객님 진짜 개그맨 하셔야됔ㅋㅋㅋㅋㅋㅋㅋ
- 아니 선생님 킇 근뎈ㅋㅋㅋㅋ아니 잠깐만욬ㅋㅋㅋㅋㅋ

머리감는데 둘다 난리치면서 웃고. 드라이해주는데 또 웃음이 터지고. 미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계산할때까지 웃음이 멈추지 않았고.

그날도, 그 다음날도 .자기전에 누우면 그때 생각이 나서 또 깔깔대고 웃었다. 앜ㅋㅋㅋㅋㅋ 진짜 눈물나... 다시 생각해도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면 이렇게 뒤집어질 정도로 웃었던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웃음이 안 멈춰서 몸이 떨리고. 안 웃으려고 일부러 슬픈 생각을 하고. 근데 또 웃겨서 깔깔대며 배를 부여잡고.

즐거운 대화와 넘치는 웃음. 

선생님이 벌써부터 보고싶어진다.

이제 나에게 흰머리는, 나이듦의 서글픔이 아니라 선생님을 보러갈때가 왔다는 즐거운 신호가 되었다.

아 선생님 보고싶다. 흰머리 빨리 안나나. 사람이 좋으니 흰머리마저 즐겁다. 미용실은 이제 나에게, 더할나위없는 삶의 기쁨이 되었다. 
 


 

한강 나들이

 

이번주도 여전히 부동산 스터디.

임장 간 동네는 수색증산뉴타운. 오늘도 열심히 걷고. 즐거운 대화를 하면서 마무리했는데. 스터디 멤버가 여기가 난지한강공원과 무척 가깝다는게 아닌가. 서울지리에 무지한 나는 '그래요?' 하고 아무 생각없이 되물었는데. 마침 그 순간!!! [난지한강공원] 주차장으로 가는 표지판을 발견했다.

- 오 여기! 잠깐 들렀다 가시죠~
- 그럴까요?

그리하여 급 결성된 부동산 스터디 뒷풀이. 난지한강공원 편.
날씨가 얼마나 좋은지.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순간부터 저 멀리 보이는 윤슬이 내 가슴을 후벼팠다.

 



와, 너무 예뻐요! 그쵸?
낙엽 좀 봐요! 아 햇살 너무 좋아! 

그렇게 한바퀴 돌고 벤치에 앉아서 물멍.

스터디 멤버하고 매주 만나서 이제는 웬만한 친구보다 편하다. 무슨 얘기를 나눴더라. 암튼, 가을이 너무 좋다고. 이 낙엽 밟는 소리 좀 들어보라고. 연 날리는 사람들 보면서 과거 추억팔이도 하고. 재미있었다.

부동산스터디 덕에 매주 밖으로 나가서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는게 감사한데. 오늘은 뜻밖에 한강 나들이까지 겸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바람도 좋고, 햇살도 좋고, 너어~어무 좋은 하루하루. 삶이 온통 감사할 일 뿐이다.
 


 

감사인사

 

이번주는 정말 무슨 날인지. 오며가며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트위터 DM으로 받은 감사인사를 캡쳐해두고 읽고 또 읽었다.

왜 나한테?

처음엔 이런 메시지가 어리둥절했다. 난 그냥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한데. 제가요...? 음... 제가 감히... 이런 인사를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내 자격과는 무관하게. 따뜻한 마음을 솔직히 전해준 사람들이 너무 고마웠다.

- 긍정적인 기운을 줘서 
- 용기를 얻을 수 있어서
- 배울점이 많아서

사람들의 얘기에는 나도 모르는 내 장점이 가득 적혀있었다. 나는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잘난 사람은 더더욱 아니지만.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싶어졌다. 백종원이 예전에 어떤 인터뷰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닌데 그런 척을 했더니
정말 그런 사람이 되어가더라'

나도 그 말을 믿는다. 그런 척을 할것이다.
더 열심히 척이라도 해서. 좋은 사람에 가까워질 것이다.

나에게 전해진 어린 마음들은 '정말 잘 살아야겠구나' 스스로를 다독이는 계기가 되었다. 한 살이라도 많은 사람으로서. 조금이라도 어른으로서. 인생은 살아볼만한 것이며, 좋은 인생이란 조건이 아니라 태도에 달려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내 조카가 살아갈 세상... 세상은 무조건 진보하고 점점 더 좋아져야 한다. 그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오로지 그 이유하나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누구나 나처럼 좋은 세상에 배팅을 걸 것이다.

세상은 아름답고 인류는 진보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오래 믿으며 살아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내겐 오로지, 희망밖에는 선택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