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티투어버스
지난 3월에 타고, 너무 즐거웠던 서울시티투어버스! 벚꽃이 지기전에 한번 더 탔다. 예전에는 벚꽃이 피기 전이었는데. 이번에는 벚꽃 막바지라, 흐드러지게 핀 벚꽃길을 보며 감탄할 수 있었다
아 좋다
꽃나무 터널을 지나면서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매번 오는 봄인데 이렇게 좋을일인지. 매번 봐도 매번 좋다. 아마도 봄이 짧다는걸 알기 때문이리라. 바람도 살랑살랑. 꽃향기가 너울너울. 너무너무 마음이 좋았다. 이 순간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후배 까츄
내가 피까츄라고 부르는 후배 까츄와 외근을 다녀왔다. 법인차량을 타고갔는데. 왕복 3시간정도 걸리는 거리에 차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사실 얘가... 뭐랄까.
한없이 맑고 밝기만 해서 철이 없다고 생각했다. 뜬금없이 다가와 발을 밟거나. 굳이 안해도 될 말을 해서 나한테 욕을 듣거나. 뭐 저런애가 다 있지? 매번 업된 분위기와 지나치리만큼 활발한 이 아이의 스타일은, 흥이 넘쳐나는 나 조차도 다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밝은 모습만이 그녀의 전부는 아니었다.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고. 특히 대학시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얘가 인간적으로 좋아지기 시작했다. 나랑 비슷한 부분이 많았고. 지금의 행복에 이르게 된 과정이 무척 공감이 갔다.
까츄야... 너 되게 낯설다?
걍 후배 중 한명에 불과했는데... 갑자기 정이 갔다. 고유한 한 인간으로서 다가왔다. 그것은 곧,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밝은 사람을 좋아한다. 긍정적인 사람이 좋다. 하지만 타고난게 아니라,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 마침내 행복에 다다르게 된 사람을 사랑한다. 까츄는 그런 사람이었다. 요즘 너무 행복하다고 말하는데. 항상 감사한다고 말하는데. 그 감정에 공감이 가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좋은 사람이었구나. 나는 마음속으로 그녀의 머리를 여러번 쓰다듬었다. 어린 후배를 오해했던 지난날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앞으로 더 좋은 사이가 되겠구나, 싶어 뿌듯해졌다
부모님과의 식사
다음주 내 생일을 앞두고. 엄빠가 밥을 사주겠다며 불러냈다. 맛있는걸 사주려고 열심히 검색을 했고. 검색의 끝에 초대장이 날라왔다. 엄빠가 나를 위해 보여주는 노력이 고마웠다. 우리는 늘 그렇듯. 맛있게 음식을 먹었다.
아빠가 들려주는 극한의 직장생활 얘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었다. 잠실 아파트가 700만원이었다는 얘기가 너무 까마득해서 몸서리를 치기도했다. 엄마는 내가 잘되서 자랑스럽다고 했고. 아빠는 너무 배가 부르다며 웃었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내가 겪은 좋은 경험을 오랫동안 그와 함께하는 것' 이다. 엄마 아빠는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저녁메뉴를 골라 내가 맛있게 먹는걸보며 좋아했고. 내 그릇에 연실 음식을 덜어주며. 우리가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걸 느끼게 해주었다.
비가와서 아쉬웠는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더 운치있고 좋았다. 예전에는 부모님과 그닥 할말이 없었는데. 나이들수록 공감대가 늘어가는것을 느낀다.
매년 맞이하는 생일이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면 특별한 감정이 든다. 하루하루 삶의 만족스러울수록 나를 낳고 길러준 부모님은혜의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단언컨대, 이 풍진 세상에 태어나서 행복했다. 희노애락을 느끼며. 부모님의 뿌듯한 얼굴을 보며 늙어갈 수 있어 행복하다. 부모님이 이 세상에 있는 한 언제든 태어나길 잘했다고. 살아있어서 너무 좋다고. 감사할 것이다
'삶 > 감사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사일기] SQL교육, 무두절, 챗GPT - 5월 1주 즐겁게 한 것들 (0) | 2025.05.03 |
---|---|
[감사일기] 생일, 호텔 런치, 인사동 - 4월 4주 즐겁게 한 것들 (0) | 2025.04.26 |
[감사일기] 외근, 대출상담사, 벚꽃엔딩 - 4월 2주 즐겁게 한 것들 (0) | 2025.04.12 |
[감사일기] 영화모임 언니, 윤석열 파면, 석촌호수 벚꽃축제 - 4월 1주 즐겁게 한 것들 (0) | 2025.04.04 |
[감사일기] 농구, 데이터, 서울투어버스 - 3월 4주 즐겁게 한 것들 (0) | 2025.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