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감사일기

[감사일기] 피아노, 조카 파마, 구회사 동료모임 - 1월 2주 즐겁게 한 것

by 단단_SINCE 2023 2025. 1. 11.

 
 

피아노

 
새해를 맞아 피아노학원에 등록했다. 목표는 거창하게 "우아한 유령을 치고 싶어요" 라고 말했지만 하루아침에 그게 될리 만무하고요. 코드반주는 할 수 있지만 악보는 전혀 못보는 까막눈인 나는. 선생님으로부터 2분쉼표, 4분쉼표를 구분하는 법과. 8분음표 4분음표. 높은음자리표와 낮은음자리표에 대해 배웠다. 와... 대박... 초등학생으로 돌아간것 같아!
 
웃음이 실실나고
너무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첫곡은 그 유명한 <L.O.V.E>
 
왼손을 악보보고 친게 처음인것 같은데(...)
너무 어색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토요일에는 연습실에가서 2시간이나 연습하고 왔다. 내가 칠줄아는 Green sleeves 괜히 쳤다가. 초심자의 마음으로 다시 L.O.VE를 뚱가뚱가. 성인이 되어 피아노를 치노라니 재밌었다.


 

레슨을 처음 받고 나오면서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내가 영화 <쉘위댄스>의 주인공이 된것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와... 세상이 달리 보인다. 이런 세계가 있구나?
 
피아노는 안될것 같았는데 되고.
맨날 틀리다가 어느순간에 안 틀리고.

시간의 축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는게 좋다. 열심히는 말고, 그냥 꾸준히 하려고한다. 1년, 2년, 10년... 머리가 희끗해서도 '피아노 쫌 치네?' 할 수있는 어른이 될 것이다. 
 
 


 
 

조카의 인생 첫 펌

 
조카가 펌하고 싶다고해서 내가 시켜줬다.

‘그래? 이모 화요일에 좀 일찍올 수 있으니까 우리집에 와있어' 조카를 데리고 단골 미용실에 갔고. 조카는 처음해보는 파마에 흥분한 모습이었다.
 
머리를 감겨주자 웃고.
머리를 돌돌 감기 시작하자 또 웃었다.
뭐가 그렇게 웃기니 이 녀석아 ㅋㅋㅋㅋㅋㅋ
 
덕분에 미용실 선생님까지 셋이서 하하호호 깔깔깔
 
처음에는 아줌마 같다고 울상이더니
다되고나니 무척 마음에 들어했다.
 
어이구야. 너는 얼굴이 예뻐서 뭘 해도 이쁘구나야. 그동안 내가 펌을 하고 선생님들을 원망했던게 우스웠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더니, 파마의 완성도 얼굴이었다. 조카는 정말 예뻤다.


 
집에와서는 그림일기를 쓰고 잤다ㅋㅋㅋㅋㅋ

인생 첫 파마에 대한 감정이 담긴 일기였다. 자기가 직접 읽어주기도 했는데 그게 너무 웃겨서 또 깔깔깔 웃었다. 네 인생의 첫 바다, 제주도, 뮤지컬, 요트... 그리고 이제는 펌까지!
 
내가 함께할 수 있어서. 또 해줄 수 있어서 기쁘다.
 
귀여운 녀석.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구회사 동료모임

 
오랜만에 구회사 동료들을 만났다

R부장님은 종종 봤는데. 오서방(별명)은 오랜만. 지난번에 이직했다고 해서 모두가 잘됐다며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 드디어 자리잡고. 여전히 바쁜 와중이지만 시간을 내서 맛있는걸 함께 먹었다.


 
우리셋으로 말할것 같으면... 대표님 직속 TF라 야근을 정말 밥먹듯이 했고. 새벽 3시 퇴근 - 오전 8시 출근의 극악 스케쥴을 이겨냈으며. 누적된 피로와 서러움으로. 어느날 대표님 보고가 끝나고. 낮술을 함께 까며 엉엉 울었던 동지애가 있는 사이이다. 
 
결국 나와 오서방은 동반 퇴사를 했는데 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결국은 더 잘되서! 한명은 글로벌 이커머스, 한명(나)는 금융권으로 이직하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새옹지마, 전화위복, 물극필반 어쩌고가 아니겠는가!
 
오서방은 글로벌 회사라 본사에 다녀온 이야기를 해주었고. 나는 '인터내셔널' 이 적혀있는 그녀의 명함을 부럽다고 쓰다듬었다. 캬! 인터내셔널! 글로벌! 멋지다 오서방~
 
정말이지 힘든시기를 같이 이겨낸 사람들이라 (내 직장생활 중 제일 힘들었음 ㅜㅜ) 전우애가 넘쳤다. 다음번에 함께 일했던 상무님 보러가기로 했는데. 잘되서 찾아뵙는거라 기쁘다. 모두에게 올해는 더욱 뜻깊은 한해가 되길.

너무나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련이야말로
우리를 더 나은 삶으로 데려다 주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잘 지나온것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