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나들이
국회에 다녀왔다. 민주당원이 된지 3개월째. 당원행사가 있다고 해서 참석했다. '뭔데뭔데 뭐하는건데?' 호기심에서 출발한 여정이었는데. 뜻밖의 국회나들이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국회내부까지 들어와본것이 난생 처음인데. 여기서 계엄을 막았구나. 헌법을 수호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역사의 현장에 와있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 가본 국회는 대학캠퍼스마냥 광활했고. 마음을 뜨겁게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당원들의 이야기를 듣는것도 흥미로웠다. 나도 계엄 이후 각성하고. 정치에 무관심하지 않으려고 당원이 됐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얼마나 애써오고 있는지가 느껴져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여의도까지 가는길이 고됐지만. 드문 경험을 하게된것이 감사하다. 나도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며.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것이다.
신승훈
미용실에 다녀왔다. 이사를 간다고 생각하니 쌤을 못볼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매달 가서 깔깔 웃고 별의별 이야기를 다 나눴는데. 이제는 갈때마다 '앞으로 2번밖에 못보겠네' 이런 생각이 들어 혼자 센치해진다. 이번달에도 염색을 하러 찾았고. 늘 그렇듯이 많은 이야기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쌤은 나보다 나이가 많아서 가끔 옛날 추억 이야기도 함께 나누는데. 이번에는 이문세, 신승훈, 양희은등의 노래가 좋다고 맞장구를쳤다. 쌤은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이 좋다고 했고. 나는 신승훈의 <나만의 이별> 이 좋다고 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새삼스레. 너무나 신승훈의 노래가 듣고싶어졌다.
<나만의 이별>은 신승훈 4집에 수록된 곡으로 애절한 보이스가 특화된 곡이다. 신승훈의 노래에서 어느하나 애절하지 않은게 있냐마는. 나는 오랫동안 <나만의 이별>을 좋아했다.
허락없이 사랑한 내 잘못에
이별의 슬픔도 나 혼자 견딜 수 밖에
감정이 복받치고 ㅋㅋㅋㅋ 날씨가 좋아서 밤 산책을 하러갔다. 그리고 신승훈의 노래를 듣고 또 들었다. 듣다보니 <고개숙인 너에게>도 좋고. <널 위한 이별>도 좋고. 하여간 너무 다 좋았다. 그래 내가 신승훈을 정말 좋아했지. 지금도 좋아하지만 말이야.
좋아하는 가수가 있다는건 좋은 일이다. 평생 이렇게 위로를 받을 수 있으니까. 감정을 나누고 그때를 추억할 수 있으니까. 신승훈의 콘서트에 간지 꽤 시간이 지났다. 올해는 하려나? 라이브로 그의 목소리를 듣고싶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 내가 좋아하는 음악. 누군가를 좋아한다는건 정말이지 행복한 일이다.
후배
월요일부터 회식을했다. 이게 무슨 망발인가?! 싶었지만 까라면 까는게 직장인의 숙명. 공짜밥 먹는다고 생각하자 다짐했고. 1차만 가볍게 참석했다.
후배도 따라나왔고. 가는데까지 같이 걷자고 했다. 점심을 먹고 걷는게 습관이 되어있어서 배부른채로 함께 걷는게 좋았다. 날씨가 춥지 않았고. 걷기에 딱 좋은 밤이었다. 우리는 방향이 달랐다. 후배는 지하철을 타고 나는 버스를 타야했다. 하지만 어쩐지... 버스정류장 방향으로 계속 향하고 있었다.
- 돌아가, 이제
- 정류장까지 같이가요. 책임님이랑 더 걷고싶어요
그말을 듣는데 참…
너는 말을 어쩜 이렇게 예쁘게 하니. D야...
너때문에 나 버릇 나빠진다.
후배가 나를 너무 좋아해서 가끔 마음이 무거워질때가 있다.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닌데. 자꾸 좋다좋다 하고 매일같이 칭찬을 듣다보니까. 헤어질때 어쩌려고 그래... 걱정이 먼저 앞설때가 있다.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헤어짐이 잦은 우리들의 세대
가벼운 눈웃음을 나눌정도로 지내기로 합시다
최근 몇년간 조병화 시인의 <공존의 이유>를 금과옥조처럼 여겼다. 만남과 헤어짐이 잦은 시대. 헤어점의 상흔이 너무커서. 나이가 먹어도 잘 적응이 안되서. 헤어질때면 가벼운 악수를 나눌 사이만 만들자고 여겼다. 하지만 사람의 삶이 그렇지 않더라. 자꾸 나에게 좋은말을 해주고. 시간을 같이 보내고. 부재를 인식할때. 마음이 무너져갈 사람이 생겨난다.
얘는 왜 내가 좋을까. 왜 맨날 좋다고 할까...
고마움을 가득담은채로 집에 오는 내내 생각했다. 마음이 커지면 언젠가 실망하고. 그러면 삐그덕 대는 순간이 올텐데. 오래오래 좋은 인연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네가 생각하는 만큼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서. 나는 날마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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