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매주 가는 부동산스터디. 지난주 토요일에도 매물을 몇개 보고 동네 임장을 다녔는데. 문득 '이제는 집을 사도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결정을 하게 된 계기는 몇가지가 있는데
1) 전세만기 - 어차피 이사를 갈 생각이었고
2) 적절한 가격 - 작년 5월부터 매주 임장을 다녔는데. 아파트라는게 (어딜가나) 신축은 10억이상, 그 옆은 9억, 좀 괜찮다싶으면 7억이더라. 나는 남들보다 취업을 늦게해서 모아놓은 자산이 적었던터라. 7억은 언감생심이었고. 올해는 7억 언더로 집을 보러다니기 시작했다. 마침내 후보군 중 적정가격 발견! 내가 신뢰하는 부동산유튜버 송희구님이 그 단지를 언급하시기에 '오 이건 운명인가?'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3) 대출한도 - 나란 여자. 자산은 적지만 연봉은 높다. 집을 제돈 주고사는 사람은 없고. 대부분은 대출을 끼게 되는데. 그 대출이라는게 결국 연봉 기반으로 DSR적용을 받는지라. 상대적으로 적은 자산을, 상대적으로 높은 DSR로 커버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4) 내집마련의 기준 - 그동안 매주 임장을 다니면서 약 40개의 지역을 다녔고. 수많은 아파트를 보면서 '내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생각했다. 어차피 강남3구가 아닌이상 하나씩 포기해야하는 부분이 있을수밖에 없고. 가진돈의 한계는 있으니 '뭘 포기할 수 있는지' '뭘 포기할 수 없는지'를 계속 생각했고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포기할 수 없는건 - 평지, 역세권, 계단식, 방 3개, 강남접근성
포기할 수 있는건 - 신축, 서울
이었다. 그래서 포기할 수 없는걸 택했다. 내가 구매한 아파트는 지하철역 도보 10분거리. 24평 아파트, 방3개, 계단식, 평지, 강남과의 거리 30분이내의 입지이다.

지난주 토요일에 매물을 보고
이번주 화요일에 은행방문&부동산계약을 완료했다.
너무 성급한것 아닌가? 라고 스스로에게 수십번 물었지만
어차피 완벽히 준비된때는 오지 않을거고,
작년 5월부터 매주 임장을 다닌 내 경험을 믿어보기로 했다.
엄마가 동행해서 매물을 다시한번 봐줬고
엄마도 좋다고 말해주셔서 마침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물론 부모님이 도와주시는건 없다. 다 내돈내산이다 ㅜㅜ)
집주인 내외분들도 너무 좋고
부동산 사장님도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든든했다.
집을 사고보니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
1. 나를 부동산의 길로 인도해준 영화모임 언니
2. 매주 나와 임장을 다녀준 부동산스터디 멤버
(이분은 서울 신축 청약에 당첨되셨다 굿굿)
3.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격려해준 우리 가족들
4. 그리고 무엇보다 매주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내 자신
얼마나 더웠는지. 얼마나 추웠는지. 그 모진 날씨를 다 견디고 매주 3-4시간씩 임장을 다녔다. 무지하게 걸었고. (집값을 보며) 엄청나게 좌절했으며. 과연 내가 아파트를 사는날이 올수 있을지 매일매일 고민했다. 하지만 해냈다. 완벽한 선택은 아니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집을 사니까 갑자기 지출통제가 엄청 된다. 돈 적게써도 뿌듯하고 감사하고 기쁘다. 나의 첫 자취는 옥탑방이었다. 옥탑방에서 오피스텔을 거쳐 아파트까지. 딱 10년 걸렸다. 조금씩 성장해가는 내 자신이 너무 좋다. 중도금, 잔금, 취득세, 등록세... 첩첩산중 안해본일이라 고생길이 훤하지만. 그래도 '처음이라 그렇지 누구나 하는 일이니까' 라는 생각으로 차분히 헤쳐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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