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나는 매일 출근전에 스타벅스에 가서 책을 읽는다. 똑같은 시간, 똑같은 음료. 그래서인걸까. 스타벅스 크루님이 어느날은 내게 알은체를 해 왔다. 아메리카노를 시켰더니 '왜 오늘은 유자민트티 안 드세요?' 하고 말을 건네온것이다. 뭐야... 날 기억하고 있었어..
그게 뭐라고. 되게 고맙고 기쁜 마음이 들었다. 그 한마디가 계기가 되어서 음료를 찾을때마다 그분과는 다정하게 눈인사를 한다. 서로 모르는 남이었는데, 그 말 한마디로 얼굴 마주치면 밝게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다.
이 분은 평상시에도 목소리톤이 높고 밝아서 늘 기분좋게 생각했다. 이제는 내가 음료를 찾을때마다
뽀로로의 친구 에디마냥 웃으시며 "맛있게드세요" 하고 인사를 건네주신다. 사람들의 친절함과 다정함이 정말 좋다. 덕분에 아침시간이 즐거워졌다.
월급인상
새해를 맞아 월급이 인상되었다. 실수령으로 30만원 정도. 작년에 다니던 회사에선 새해에 50만원 정도가 올랐기 때문에 처음에는 별로 기쁘지 않았다. (사람이 이렇게 간사하다) 하지만 동료들과 얘기를 해보니, 그동안은 '10-20만원 정도만 올랐다' 고 한다. 그러니까, 올해 인상률이 다른 해보다 높은 편이라는 것.
그 얘기를 들으니 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 그래... 총액은 여기가 훨씬 높은데도 다녔던 회사와 비교하면서 만족하지 못했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더니.
다시 생각해보니 30만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았다. 가족들, 친구들 밥을 사줘도 몇번이며. 책을 사도 몇권이야. 그 비싼, 그렇지만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도 2번은 더 볼 수 있었다.
물론 물가가 그만큼 올랐으니 30만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든것도 사실이다. 가만있어도 더 들어가는 각종 공과금과 고정비는 덤이겠지.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월급이 오르는 것이 감사하다.
20대의 나는 다큐멘터리 조연출을 하며 월급 100만원도 벌지 못했었는데... 과거의 나를 생각하니 더욱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꾸준히 그리고, 천천히. 내 인생은 지속적인 우상향을 이루고 있음을 믿는다.
친구와의 대화
지난주 토요일, 이번주 금요일. 각각 다른 친구와 동일한 메뉴의 외식을 했다. 우리의 픽은 내 기준 광화문 최고의 맛집인 <풍년 닭도리탕>
이 집만의 매력인 하이볼을 곁들이며 연실 '맛있다 맛있다'를 외치며 폭풍수다를 펼쳤다.
친구들을 만나면 모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 회사부터 시작해서 가족, 건강, 공부, 책, 정치... 연애만 빼고 세상사의 모든 이야기를 나눈다. 금요일에 만난 친구와는 이야기를 하다가 카페가 문을 닫아서 쫓겨났는데, 9시에 헤어지기는 너무 아쉬워서 또 꾸역꾸역 다른 카페에가서 수다를 이어갔다. 뭐야뭐야 완전 재밌어. 오늘 방언 터지는 날이야~
친구랑 헤어지면서도 '오늘 너무 즐거웠어!!' 를 외치고. 지금은 친구가 선물로 준 약과를 먹으며 이 글을 쓴다.
나는 어렸을때부터 약과를 좋아했는데, 그걸 기억하고 오는길에 사왔다며 선물해 준것이다. 이런 사소하지만 배려넘치는 선물을 받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네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를 정확히 아는 사이.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인생에 만나기 힘든 진짜 '친구'가 아닐까.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날에는 언제나 행복하다.
동료, 친구, 가족.
행복은 항상 사람들 사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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