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년전에 내가 브런치에 작성한글임을 밝힌다
안녕, 스타트업-
2년 남짓 스타트업 생활을 마치고 대기업으로 이직하게 되었다. '대기업으로 가야지!' 한건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뭐, 그렇게 되었다. 사실 이런 상황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대기업이라니? 기획직무라니? 헤드헌터한테 제안을 받았을때부터 반신반의. 처음엔 지원도 안하려고 했다. 그도 그럴것이 나는 항상 스스로를 뼛속부터 마케터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마케터가 아닌 커리어? 단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광고홍보를 전공한 성골(?)이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는 브랜드캠페인을 기획해서 성공했던 나인데! 언젠가는 더 큰 회사에 가서 더 큰 브랜드캠페인을 담당할 수 있겠지! 하는 패기 두 스푼, 야망 세 스푼의 상상이 내가 그리는 막연한 미래였다.
퍼포먼스 -> CRM -> PM까지

스타트업에 와서는 단 하루도 지루할날이 없었다. 입사한 날부터 지금까지 업무가 1년에도 몇번씩 바뀌었기 때문이다. 퍼포먼스 마케터가 퇴사하면? 내가 바로 그 자리를 메꿨다. CRM마케터가 퇴사하면? 또 내가 그자리를 메꿔야했다. 스타트업은 사람이 나간다고 바로 사람을 뽑아주지 않았다. 남아있는 사람이 이것저것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자연스레 업무영역이 확장됐다. 심지어 어느날엔 팀장 마저 퇴사해서 별안간 팀장대행 업무까지 수행해야했다(...) 다행히 나는 배우는걸 좋아했고 이런 빡센 상황 덕분에(?) 매일매일을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그런 노력 때문이었을까. 상사의 인정을 받았고 마침내 끝판왕이라는 PM업무까지 담당하게 되었다.
점 다섯개를 찍어 별을 이루듯이
별 하나에 데이터분석, 별 하나에 프로덕트 매니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대기업 이직은 '나에게 주어진길을 걸어가야겠다' 하고 덤덤히 걸어온 끝에 마주한 기쁨이었다. 이것도 제가해요? 저것도 제가해요? 아니요 뭐... 해보죠 뭐. 아 그것도요? 아니요 할 수 있어요.
스타트업보다 대기업이 낫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내가 다녔던 회사도 맨파워가 우수하고 성장세가 지속되는 좋은 회사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연봉과 처우가 훨씬 나아졌고 더 많은 고객, 더 큰 시장규모에서 일하게 되어 분명 나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대기업, 내 인생드라마의 새로운 시즌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브런치에서 몇 사람의 글들을 찾아봤다. 너무 만족하는 사람도, 다시 스타트업으로 돌아온 사람도 있더라. 모든 일이 그렇듯 사바사 회바회. 나도 순수하게 모든게 좋을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염려보다는 기대가 크다. 그곳에서 하게 될 새로운 일들도, 만나게 될 여러 사람들도. 항상 경험해보고 싶던 스타트업. 그곳에서 2년간 잘 배우고 성장한채로 떠날 수 있어 기쁘다. 새로운 일들이라 어려웠고 그래서 재미있었다.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하니 무척 설렌다. 잘 해보자, 화이팅! 묵묵히 걷다보면 어느새 예상치 못한 풍경을 만나 환하게 웃게 될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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